주말마다 아이와 놀이터도 가고, 키즈카페도 가고, 학원도 보내보지만, 아이의 생활 속 감각을 제대로 깨워주는 교육은 따로 있다고 느낍니다. 저는 두 아이를 키우면서 체험학습이 진짜 교육이 되는 순간을 자주 마주해왔습니다. 그중에서도 전통시장은 아이에게 돈과 물건, 선택과 판단을 스스로 경험하게 하는 아주 좋은 장소입니다.
생활경제를 체험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공간이 전통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통시장, 그 자체가 살아 있는 경제 교과서입니다
전통시장에서는 물건의 가격이 눈앞에 다르고, 물건을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이 직접 말을 주고받습니다. 누군가는 흥정을 하고, 누군가는 “이건 오늘 거야”라며 물건을 자랑합니다. 이런 풍경은 아이에게 무척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왜 이 가게는 가격이 더 싸요?”, “이건 왜 오늘 더 비싸요?”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듣고, 비교하고 판단하면서 아이는 하나씩 배워갑니다. 전통시장만큼 아이가 경제 감각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장소는 흔치 않습니다. 돈의 흐름, 물건의 가치, 선택의 결과를 몸으로 느끼는 곳이 바로 시장입니다.
우리가 다녀온 시장 이야기 – 실전 경험 중심입니다
1. 통인시장(서울 종로구) – 엽전 도시락이 교육이 됩니다
통인시장은 아이와 함께 처음으로 방문했던 전통시장입니다. 입구에서 5,000원을 내면 조선시대 엽전 모양의 동전 10개를 줍니다.
이 엽전으로 시장 안 여러 가게에서 먹거리를 골라 담는 ‘도시락 체험’이 가능합니다. 아이에게 엽전을 쥐여주고 “오늘 점심은 네가 직접 골라서 먹어보자”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아이는 진지하게 가격을 따져가며 음식을 고르고, “이건 엽전 2개니까 아껴야겠다”, “이건 먹고 싶지만 너무 비싸다”는 말을 스스로 합니다. 이 체험을 통해 아이는 자신이 가진 예산 안에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선택하고, 결정하는 힘을 길러갔습니다.
- 위치: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5길 18
- 운영: 도시락 체험은 주말 한정 운영
2. 서문시장(대구 중구) – 대화가 살아 있는 교육입니다
대구에 있는 친정에 들렀을 때 아이와 함께 서문시장을 찾았습니다. 전국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답게 상점이 많고, 음식 종류도 다양했습니다. 아이에게 “너가 먹고 싶은 간식을 직접 골라보라”고 말했습니다. 떡볶이, 고로케, 순대 중에서 고민하던 아이는 각 가게마다 가격을 물어보며 어디가 더 합리적인지 판단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집 떡볶이는 양이 많고 3천 원이고, 저 집은 2천 원인데 좀 작네?” 그 말 한마디에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동안 책으로는 절대 가르칠 수 없었던 가격 비교와 판단을 아이가 직접 체험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 위치: 대구 중구 큰장로 26
- 운영: 연중무휴 (일부 점포 제외)
3. 속초 관광수산시장(강원 속초시) – 신선함도 교육이 됩니다
여름휴가로 속초에 갔을 때, 수산시장에서 짧은 체험을 했습니다. 싱싱한 해산물들이 가득한 시장은 아이에게 전혀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오징어를 사려던 아이가 “왜 이건 만 원이고 저건 팔천 원이에요?”라고 묻자 상인분이 “이건 오늘 아침에 잡힌 거라 더 비싸단다”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그 말을 들은 아이는 “싱싱한 게 비싼 거구나”라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직접 눈으로 보고, 질문하고, 설명을 듣고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물건의 품질과 가격의 관계를 몸으로 배우는 순간이었습니다.
- 위치: 강원도 속초시 중앙로147번길 16
- 운영: 연중무휴
전통시장 체험, 이렇게 준비하면 좋습니다
- 미리 용돈을 정해줍니다
→ “5천 원 안에서 간식이랑 선물 골라봐” 같은 미션을 주면 좋습니다. - 같은 품목의 가격을 비교해보게 합니다
→ 사과 한 개, 떡볶이 한 그릇 등 비교 기준이 단순한 품목이 좋습니다. - 상인에게 직접 묻게 유도합니다
→ “이건 왜 비싸요?”, “오늘 잡은 거예요?” 같은 질문을 던지게 유도하면 소통 능력도 자랍니다. - 체험 후 아이와 대화를 나눕니다
→ “어떤 선택이 제일 잘했다고 생각해?”라고 묻는 대화는 사고력을 확장시켜줍니다.
전통시장 체험 후 함께 읽으면 좋은 초등 경제교육 책 추천
전통시장을 다녀온 후 아이와 경제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싶다면, 아이 눈높이에 맞는 경제교육 도서를 함께 읽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돈을 쓰고, 아끼고, 선택하고, 비교하는 과정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학습될 수 있습니다. 책을 통해 시장에서 느낀 경험을 정리하고, 생각을 넓히는 기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래는 아이의 연령대에 맞춘 경제교육 도서 목록입니다.
저학년 추천 도서 (초등 1~3학년 대상)
『용돈벌레 소피아』
소비 습관이 좋지 않은 주인공 소피아가 ‘용돈벌레’라는 신비한 생물을 만나며
돈을 아껴 쓰고 계획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전통시장에서 이것저것 사려고 했던 아이에게, 돈을 잘 쓰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합니다.
『용돈 좀 주세요!』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아이의 시선으로 용돈을 받고 싶은 이유를 조리 있게 설명하며 부모를 설득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단순히 용돈을 달라고 조르는 것이 아니라, 왜 필요한지 고민하는 과정을 보여 줍니다.
전통시장에서의 체험 이후, 아이에게 ‘돈은 어디서 오는 걸까’를 자연스럽게 알려 줄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어린이 경제 사전』 (아이세움)
초등 저학년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경제 용어들을 그림과 함께 설명한 책입니다.
세금, 이자, 저축, 공급과 수요 같은 개념이 간단하게 구성되어 있어
시장 체험 후 아이가 궁금해할 수 있는 개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고학년 추천 도서 (초등 4~6학년 대상)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돈을 스스로 벌고, 저축하고, 투자하는 과정을 통해 경제 감각을 키워 가는 주인공 키라의 성장 이야기입니다. 전통시장에서 돈을 쓸 때의 선택과 판단을 경험한 뒤, 그 돈을 ‘어떻게 벌고, 어떻게 모을지’에 대해 확장해서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돈 이야기 100가지』
경제 개념을 100개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든 책입니다. 화폐의 역사, 현명한 소비 습관, 저축의 중요성, 다양한 나라의 경제 방식 등을 쉽게 설명합니다. 시장에서 느낀 궁금증을 풀어 주고, 넓은 시야로 경제를 바라보는 계기를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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