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는 태어나는가, 만들어지는가-레오나르도다빈치의 비밀습관

 

  레오나르도 다빈치 하면 흔히 떠올리는 것은 모나리자의 미소, 최후의 만찬, 그리고 ‘르네상스의 천재’라는 수식어입니다. 하지만 다빈치는 단순히 타고난 재능만으로 시대를 앞선 발명가이자 예술가가 된 것이 아닙니다. 그의 위대한 창의력 뒤에는 남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길 작은 습관, 미세한 루틴의 힘이 숨어 있었습니다.

끝없는 호기심을 기록하는 습관

  다빈치는 ‘메모광’으로 유명했습니다. 작은 수첩과 종이를 항상 들고 다니며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기록했습니다.

• 날아가는 새의 날개 각도
• 물결이 바위에 부딪히는 모양
• 사람들의 표정 근육 움직임
• 오늘 떠오른 발명 아이디어

  그의 기록은 무려 7,000쪽이 넘습니다. 오늘날 ‘코덱스 레스터’라는 이름으로 남은 그의 노트는 빌 게이츠가 경매에서 사들여 세상에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다빈치는 단순히 적는 데 그치지 않고, 같은 아이디어를 수십 번 반복하며 실험했고, 사소한 질문을 끝까지 파고들었습니다.

기묘한 수면 습관, 폴리페이직 슬립

  다빈치의 또 다른 유명한 루틴은 ‘짧고 자주 자는 습관’이었습니다. 그는 하루에 24시간을 길게 자는 대신, 약 두세 시간마다 15~20분씩 잠드는 방식을 시도했다고 전해집니다. 이른바 다중 수면(폴리페이직 슬립)입니다.
  덕분에 그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깨어서 그림을 그리거나 기계를 설계하는 데 쓸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 습관이 건강에는 무리가 갔을 가능성이 크지만, 당시 그의 놀라운 작업량을 떠받친 것은 이 루틴의 힘이었습니다.

동물 애호가이자 채식주의자

  다빈치는 시대를 앞선 동물 애호가였습니다. 당시에는 드물게 채식을 했다고 전해지는데, 친구가 그 이유를 묻자 그는 “나는 다른 생명을 죽이고 싶지 않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시장에서 새가 갇힌 우리를 보면 돈을 주고 사서 풀어주는 일도 자주 했다고 합니다.
  이 습관은 단순한 윤리적 신념을 넘어 그의 예술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세밀한 해부학 연구와 동시에 자연을 존중하는 태도가 그의 작품 속 섬세한 생명력으로 이어진 셈입니다.
 
 

완벽주의자의 루틴, 미완성 작품의 비밀

  다빈치의 습관 중에는 ‘끝없는 완벽주의’도 있었습니다. 그는 작품을 완성하기보다는 늘 수정하고 보완하려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모나리자는 16년 이상에 걸쳐 그리다 결국 끝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런 습관 때문에 미완성 작품도 많았지만, 동시에 그의 작품은 시대를 앞서는 정밀함과 깊이를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감탄하는 ‘신비로운 미소’ 역시 끝없는 집착과 관찰 습관에서 비롯된 결과물입니다.
 
 

양손잡이 훈련, 거꾸로 쓰기 습관

  다빈치는 왼손잡이였지만, 일부러 오른손도 훈련해 양손을 모두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또 그의 메모장은 종종 거꾸로 쓰여 있었습니다. 글자를 좌우 반전시켜 거울에 비춰야 읽을 수 있었죠. 사람들은 이를 비밀 암호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다빈치는 왼손잡이 특유의 글쓰기 불편을 줄이기 위한 실용적 습관이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의 기록은 더 신비롭게 남게 되었죠.
 

빈치의 하루는 어떻게 흘렀을까

　다빈치는 새벽에 일어나 빛과 그림자를 관찰합니다. 작은 수첩에 떠오른 생각과 발견을 빠짐없이 기록합니다. 낮에는 사람들의 표정, 물의 흐름, 자연의 움직임을 관찰합니다. 관찰한 내용을 곧바로 스케치와 실험으로 이어갑니다. 공방에서는 그림과 발명을 오가며 작업합니다. 초상화를 그리다가도 기계 장치를 구상하며 예술과 과학을 연결합니다. 밤에는 하루의 기록을 정리합니다. 거울글씨로 아이디어를 남기고, 발명 도면과 생활 메모를 함께 적습니다.
　이렇듯 다빈치의 하루는 관찰하고 기록하며 실험하는 작은 습관들의 반복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꾸준함이 그의 천재성을 지탱합니다.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교훈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습관은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 작은 노트에 끊임없이 기록하기
• 사소한 것에 의문 던지기
• 몸과 마음을 훈련하는 생활 습관 지키기
• 완벽을 향해 집요하게 몰입하기

  오늘날 우리도 이 습관들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하루 한 줄 기록, 산책 중 메모, 사소한 질문 끝까지 파고들기. 이 단순한 루틴이 쌓이면, 당신의 삶도 창의적인 방향으로 확 바뀔 수 있습니다.

 

천재성은 습관이라는 토양에서 자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타고난 재능의 상징처럼 보이지만, 그 본질은 작은 습관의 축적이었습니다. 끊임없이 기록하고, 실험하고, 사소한 것에 집착한 그의 일상이 모여 인류 역사상 가장 빛나는 창의성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작은 노트를 꺼내 들고 생각을 한 줄 적는 순간, 그건 이미 ‘다빈치의 루틴’을 따라 걷는 첫 걸음일지도 모릅니다.